파운더 노트

비개발자 1인이 AI를 직원처럼 부려 만든 3개의 제품 — 로지컬랩스 이야기

logicallabs 2026. 6. 27. 10:49

자기소개부터 솔직하게

저는 올해 만 40세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저에겐 내세울 만한 경력도, 학력도, 자격증도 없습니다.

보통 회사 소개글은 "우리는 최고의 기술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죠. 저는 그렇게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런 이력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제가 어쩌다 제품을 세 개나 만들게 됐는지,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들려드리려 합니다. 로지컬랩스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는, 그 이야기가 끝날 때쯤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제품이 아니라 분쟁이었습니다

2025년 말, 저는 두 건의 법적 분쟁에 놓였습니다. 하나는 행정 분쟁, 하나는 민사 분쟁이었습니다. 누구나 살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칠 수 있는 종류의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제 형편이었습니다. 행정사도, 변호사도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래서 저는 그냥 혼자 해보기로 했습니다. 도구는 AI였습니다. AI에게 물어가며 직접 서류를 쓰고, 직접 대응했습니다.

처음엔 신기할 만큼 잘 굴러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 심각한 문제와 마주쳤습니다.

AI가 자꾸 '없는 판례'를 만들어냈습니다

법률 문서를 쓰려면 근거가 필요합니다. 판례, 법령 같은 것들이죠. 그래서 AI에게 관련 판례를 물었더니, AI는 사건번호까지 붙은 그럴듯한 판례를 술술 내놨습니다.

그런데 직접 찾아보니, 그 판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법령 조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I가 실제로는 없는 내용을 진짜인 것처럼 지어내는 것 — 흔히 '환각(hallucination)'이라고 부르는 현상이었습니다. 법적 분쟁처럼 사실 하나하나가 중요한 일에서, 이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위험한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 환각을 어떻게든 잡아야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 나만 겪는 게 아닐 텐데. 차라리 제대로 된 도구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두 개의 제품이 시작됐습니다 — Logical Law와 Logical Debate

처음 만들기 시작한 건 두 가지였습니다.

  • Logical Law(없는 판례를 지어내지 않는 무환각 판례검색) — AI가 판례를 찾아주되, 없는 판례를 지어내지 않는 검색 도구입니다. 변호사 없이 분쟁을 겪는 일반인이 판례에 기반한 분석을 받을 수 있게 하되, 모든 판례를 사건번호와 원문 링크로 직접 검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환각 때문에 겪었던 바로 그 문제를 풀려는 도구죠.
  • Logical Debate(여러 AI 페르소나가 토론하는 모의재판) — 여러 AI가 각자 역할(페르소나)을 맡아 사회자를 중심으로 토론하는, 일종의 모의재판 도구입니다. 토론이 끝나면 무엇이 합의됐고 무엇이 합의되지 않았는지 리포트로 정리해줍니다.

만들면서 법률 AI 시장을 둘러봤습니다. 이미 쟁쟁한 곳들이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솔직히 살짝 김이 샜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거창하게 시장을 노리지 말고, 그냥 나 혼자라도 제대로 쓸 만한 걸 만들자."

'어, 이거 특허 되려나?'에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두 제품을 다듬던 어느 날, 문득 지식재산권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이거 특허로 등록되려나?"

반신반의로 알아봤는데, Logical Law와 Logical Debate 모두 특허 등록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직접 특허 명세서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변리사 없이, 또 혼자서요.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벽에 부딪혔습니다. 명세서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길고, 길어질수록 앞에서 쓴 단어와 뒤에서 쓴 단어의 선택이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개념을 가리키는 말이 페이지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거죠. 특허 명세서에서 이런 일관성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이 문제와 씨름하다 깨달았습니다. "이걸 잡아주는 작성 방식(워크플로우) 자체를 만들면, 그게 또 하나의 발명 아닐까?" 그래서 그 작성 워크플로우 자체를 정리해 특허화했습니다. 이게 세 번째 제품, Logical Patents(AI 특허명세서 작성)의 출발점입니다. Logical Patents는 다른 두 제품과 달리, 제품을 먼저 만들고 특허를 낸 게 아니라 작성 워크플로우 자체를 설계해 특허로 만든 경우입니다.

그래서 지금 메인 제품은 Logical Patents입니다

그러고 나서 명세서 작성 AI 시장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분야가 아직 선점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법률 AI 시장에서 한 발 늦었다고 느꼈던 제게, 이건 다른 신호였습니다.

그때부터 Logical Patents를 본격적인 메인 제품으로 보고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 Logical Patents (메인 제품) — AI가 발명 내용을 입력받아 특허청 제출용 명세서 초안까지 작성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변리사, 특허 실무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제가 직접 명세서를 쓰며 겪은 그 '일관성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돌아보니, 우리가 하는 일은 한 줄로 정리됩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제 여정에는 묘한 흐름이 있습니다.

분쟁을 직접 겪으며 생각을 정리해야 했고 → 그 과정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특허가 됐고 → 그 특허가 다시 제품이 됐습니다. Logical Law도, Logical Debate도, Logical Patents도 전부 이 순서를 밟았습니다.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결국 로지컬랩스가 하는 일은 이것 하나로 요약된다는 걸요.

생각을 특허로, 특허를 제품으로.

거창한 비전 선언이 아닙니다. 경력도 자격증도 없던 한 사람이 분쟁 하나를 혼자 헤쳐나가다 얻은, 아주 실제적인 결론입니다.

마무리

로지컬랩스는 비개발자 1인 창업자가 AI를 직원처럼 부려 세 개의 제품을 짓고 있는 회사입니다. Logical Patents, Logical Law, Logical Debate. 각각 다른 문제를 풀지만 출발점은 같습니다 — 제가 직접 겪은 불편함이죠.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이 세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1인 개발의 현실은 어떤지, 비개발자가 AI와 함께 무엇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해보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